이상한 나라의 영문학자 10. 위기탈출 넘버원
숙희 미국에서 살기 시작한 뒤 끊임없이 겪었던 크고 작은 인종차별에 불구하고 시간이 멈추는 일은 없어, 눈 떠 보니 2년이 지나 있었다. 네 학기가 지나는 동안 나는 수업 11개를 들었으며, 학회 세 개에서 발표를 했다. 대학원 밖의 삶도 단단하고 풍성해졌다. 이사를 한 번 했고, 연애를 두 번 끝냈으며,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. 사이사이에 보스턴이 힘들다는 핑계로 한국에 자주 갔고, 십 년 넘게 알아온 가까운 친구들이 두 명이나 놀러 왔다. 음식은 여전히 맛이 없고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이 옅어지는 일도 없어, 그럭저럭 보스턴에 익숙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. 그렇게 2018년 9월, 가을학기가 시작했다. 2...